지상 최대의 쇼
리차드 도킨스 지음. 

아직 종의 기원을 읽지 못하였지만, 그리고 언제 읽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지만, 도킨스의 이 책은 마치 종의 기원의 현대판 같다. 
다윈처럼 도킨스도 사육되는 생물이 변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자연에서도 이러한 변이가 발생하고, 그러한 변이는 진화를 불러오며, 이 과정에서 설계가 개입될 필요가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쓸 때보다 생물학 뿐만 아니라 진화의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 지질학, 분자생물학, 발생학 등 많은 분야가 발달했고, 통상 화석에서 진화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화석이 없어도 진화를 증명하는 사실들을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1장 그저 하나의 이론?
진화론, the theory of evolution은, 호도되는 것과 달리, 가설이 아니라, 하나의 사실이다. 
진화론은 증명되었고, 이는 수학에서 이야기하는 증명과는 다르지만 (수학의 증명 기준을 들이대면 이 세상 어떠한 과학 이론도 증명될 수 없다) 입증하는 수많은 증거가 있으며, 사실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치밀하게 사실처럼 근거를 제시하도록 설계되었을 수도 있지만, 왜 그러한 방식으로 믿어야 하는가? 

2장 개, 소, 양배추
다윈의 불독이라 불린 헉슬리는, 종의 기원을 처음으로 읽고 이토록 간단한 것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라고 이야기했다. 도킨스는 이토록 간단한 아이디어가 다윈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나오게 된 이유를 플라톤적인 세계관에서 찾고 있다. 플라톤에 의하면, 현상은 그저 나타날 뿐이고, 본질은 어딘가에 있다. 즉 정해진 본질이 있고, 우리가 보는 현실은 본질을 불완전하게 비추는 그림자일뿐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현실은 그 자체로 현실이고, 변화해왔고, 변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실제 인간이 변이를 일으킨 여러 동물, 식물들을 거론하면서 인간이 단지 수 천년에 걸쳐 이룩한 일을 수백만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서 자연이 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3장. 대진화의 꽃길
이 장에서 도킨스는 진화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유화전략을 취하고 있다. 
1)전 장에서 인간이 의도적으로 실제 육종을 통해 동식물을 변화시켰고, 
2)의도는 불확실하지만 종내에서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생물의 변화가 이루어지며, 
3)명백히 의도한 것이 아니지만 피식자와 포식자의 군비경쟁을 통해 생물의 변화가 발생한다. 
즉, 의도적인 선택행위가 없어도 유리한 생존도구를 가진 개체가 번성하는 것이다. 

4장. 침묵과 느린 시간
진화는 인간의 관점에서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화학, 물리학, 그리고 나무의 연대측정법 등에서 이 긴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5장. 우리의 눈 앞에서
진화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자연 속에서 개체의 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6장. 잃어버린 고리
현재 생존해있는 생물이 진화해왔다는 것은, 그들 사이에 공통 조상으로부터 진화해왔다는 뜻이다. 원숭이에서 사람이 진화했다는게 아니라, 원숭이와 사람이 공통 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조상 생물이 변이를 일으키고 자손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때, 즉 서로 더이상 유전자를 섞지 못하게 될 때 종의 분화가 일어난다. 

7장. 잃어버린 사람들
사람의 경우에도 같다. 우리 자신의 역사이기에, 인간의 진화에 대한 연구와 탐색은 엄청나게 발달했다. 

8장. 우리가 아홉달만에 스스로 해낸 일
발생과정 또한 진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발생은, 전체 과정을 총괄하는 무엇이 아니라, 세포 각각에서 각자 정해진 표지에 따라 맡은 일을 수행하는 아래에서부터 위로의 과정이다. dna는 주변 환경에 따라 발현하게 되고, 각 상황에 따른 제각각 dna의 발달로 개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9장. 대륙의 방주
생물학적 섬은 사실상 한 종이 두 지역으로 갈라져 오랜 시간 서로 dna를 섞을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같은 유전자풀 내에 있던 생물이 서로 생물학적 섬으로 분리되고, 지속적으로 쌓인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서로 번식이 불가능해진다. 

10장. 친척들의 계통수
생물은 비록 표현되는 방식은 달라도 실제 중요한 골격은 서로 비슷할 수도 있고, 이것을 상동기관이라 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신체의 특징을 가지면서, 사실상 같은 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상사기관이라고 한다. 
상동기관은 공통 조상을 보유했기 때문에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것이고, 상사기관은 비슷한 기능이 요구되기에 서로 다른 선조를 가지고 있으나(하지만 더 위로 올라가면 공통 선조를 가지지만) 외형이 비슷한 형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사기관 및 상동기관은 분자생물학적 증거로도 뒷받침된다. 
상동기관을 가지고 있는 개체 간에 DNA가 유사하다. 

11장. 우리 몸에 쓰인 역사
진화는 설계가 아니라 땜질이다. 우리 몸의 곳곳에서 설계가 아닌 땜질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12장. 무기경쟁과 진화적 신정론
고통의 문제에 대해. 자연에서는 끝없는 무기경쟁이 벌어진다. 어느 한  쪽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서 우위에 섰더라도, 그 우위는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경쟁자는 다른 무기를, (실제로는 무기를 개발한 포식자에 대항하는 무기를 개발시킨 피식자가 자손을 더 많이 남김) 개발하고, 결국 둘 사이는 다시 균형을 이룬다. 이러한 과정을 끝없는 고통의 연속이다. 대체 어떻게, 새끼에게 먹이로 제공하기 위해, 애벌레를 산채로 마취하고 안에다 알을 낳고, 그 새끼가 애벌레를 서서히 안에서부터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을 설계했단 말인가.. 

13장.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다윈의 종의 기원 마지막 단락에 대한 해설이다. 


“Thus, from the war of nature, from famine and death, the most exalted object which we are capable of conceiving, namely, the production of the higher animals, directly follows. There is grandeur in this view of life, with its several powers, having been originally breathed into a few forms or into one; and that, whilst this planet has gone cycling on according to the fixed law of gravity, from so simple a beginning endless forms most beautiful and most wonderful have been, and are being, evolved.”

따라서, 자연의 전쟁으로부터, 기근과 죽음으로부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것, 말하자면, 고등한 생물의 발생이, 직접적으로 따라온다. 여러 능력을 가진, 최초에 몇개의 형태 또는 하나의 형태에 생명이 깃들고, 이 행성이 정해진 중력의 법칙에 따라 공전해왔고, 너무나도 단순한 시작에서, 셀 수 없을 정도의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한 형태가, 진화해왔고,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생명관에는 장엄함이 있다. 

일독을 권함


by proooooof | 2015/08/06 18:23 | 트랙백 | 덧글(0)
쌀과 소금의 시대
킴 스탠리 로빈슨 지음. 

대체역사물이다. 
역사의 분기점은, 페스트로 유럽의 대부분이 절멸하여, 백인이 주도했던 역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유럽에서 벌어졌던 인류 역사 전체에 있어서 중요한 일들은, 이슬람과 중국에서 발생한다. 

주인공과 그들의 주변인물은 지속적으로 환생하며 서로 얽히는데, 이는 불교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애초에 유럽 중심의 역사가 아니게 되었으니, 그 자리는 불교 또는 이슬람교가 채우고 있다. 

주인공, 각 생애에서 이름이 각각 K, B, I는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는 생마다 지속적으로 삶이 엮여나가며,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 심성 자체가 변해서 다시 환생하여 관계를 형성한다. 

주인공 각각의 성격은,
K는 반항적이고, 비판적이다. 지속적으로 현실을 바꾸려고 시도한다. 
B는 온정적이고,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나가려 한다. 
I는 이성적이며, 현실에 참여한다기 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자신의 관점대로 세상을 살아나간다. 

이들은 때로는 부부로, 때로는 친인척으로, 친구로 등장한다. 

각 주인공이 환생한 인물 중 인상깊었던 인물은, 

K는 키우, 노예로 잡혀 거세되고 중국에서 환관으로 살다 도망쳐 반란을 꾀함
B는 바흐람, K의 사위로서 보좌하며 그의 일을 도움.
I는 이왕, K와 함께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뉴턴 등등의 발명을 이 시대에서 K와 이왕이 이룩한다... 

사실 가장 강렬하고 역동적인 인물은 역시 K로, K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나는 I인듯

껄껄 
by proooooof | 2015/07/30 14:06 | 감상 | 트랙백 | 덧글(0)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1. Once upon a time
옛날 옛적에, 모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언제가지 옛날일까? 아주 어릴 적, 서서 손을 들어도 어머니의 허리춤에도 닿지 않았던 시절? 요람에 있던 시절? 그보다 더 옛날도 있다. 우리 부모님도 한때는 어렸고 그들의 부모님, 즉 할아버지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들의 아버지들의 아버지... 이 과정을 계속하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우리는 우리 이전에 존재한 모든 것과 마주친다. 하지만 이 과정은 끝이 없을까? 반드시 시작은 있어야 한다. 과거를 올라가다 보면, 공룡도 보이고, 그 이전에는 달팽이 종류들만 보이고, 더 이전에는 생물과 같은 것이 아예 없고 단지 끓고 있는 뜨거운 지구가, 그 이전에는 지구조차 없고, 태양조차 없다. 

시작으로 부터 지금 우리까지 내려오는 이 길에, 어떤 시점부터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 해야할까? 너무나 오래된 과거는, 생각하다보면 어지러울 지경이다. 

적절한 위치에서 멈추고, 그때부터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by proooooof | 2015/05/14 15:42 | 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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